방송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 이지아
retriever
2009. 7. 13. 23:44
아마도 오랜시간동안 양동근은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일수 밖에 없다. 아마 지금 상태로라면 평생 그럴 것 같다. 그만큼 강인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 드라마의 주인공은 그 캐릭터 안에서 계속 숨쉬고 있다. 김명민 역시 '강마에'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하얀 거탑'에서의 김명민 역시 대단했다고들 하는데,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운 때문에 당분간 보다 중단한 '하얀 거탑'을 다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베토벤 바이러스'를 이번에 다시 보았다.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다. 드라마의 초반 에피소드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우연히 2-3편을 훓어봤는데, 지난번에 다 보지 못한 부분까지 마저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드라마에도 더 공감하고, 강마에라는 캐릭터에도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긴 했으나, 시종일관 너무하다 싶을만큼 냉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인색한 강마에였다.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퍼부었고, 몰두하면서 오로지 실력만큼은 최고이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따뜻한 온기가 그립다는 것을 스스로도 깨닫지만, 결국 자신의 음악세계를 지키고 싶어한다.
요즘 즐겨보고 있는 또하나의 드라마인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의 조재희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사이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40살의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했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 남일에는 별 관심이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데 인색하다. 두 드라마 모두 따뜻한 인간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주인공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강마에가 이미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여러 감정을 두루 거친 후 다듬어진 인격이라면, 조재희는 '자연인' 그 자체다. 강마에는 억지로 사람들을 밀어내는 반면, 조재희는 밀어내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강마에를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만큼 차갑지만, 조재희는 따뜻한 마음이 들 정도로 순수하다. 전자가 사랑을 되찾는 과정이라면, 후자는 깨닫는 과정을 그린 셈이다.
강마에는 말한다. 외로움 그까짓것 조금만 견디면 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부대끼고 희망을 가지게 되면, 또 실망하고 괴롭고 번거로워진다고. 강마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털어놓으면서 독백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의 삶과 가치관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장면으로, 그 마음에 깊은 공감을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강마에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 자신이 행복해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주위에 구애됨이 없이 스스로 개척해나간다는 사실이다. 강마에가 지킬 수 있는 꼿꼿한 소신은 자신의 역량과 삶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가 세상사에 초연해질 수 있는 것은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주위에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느닷없이 백제의 '계백 장군'이 떠오른다.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좋은 드라마를 보았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오는 웃음들도 마음에 들었다.
'베토벤 바이러스'를 이번에 다시 보았다.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다. 드라마의 초반 에피소드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우연히 2-3편을 훓어봤는데, 지난번에 다 보지 못한 부분까지 마저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드라마에도 더 공감하고, 강마에라는 캐릭터에도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긴 했으나, 시종일관 너무하다 싶을만큼 냉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인색한 강마에였다.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퍼부었고, 몰두하면서 오로지 실력만큼은 최고이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따뜻한 온기가 그립다는 것을 스스로도 깨닫지만, 결국 자신의 음악세계를 지키고 싶어한다.
요즘 즐겨보고 있는 또하나의 드라마인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의 조재희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사이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40살의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했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 남일에는 별 관심이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데 인색하다. 두 드라마 모두 따뜻한 인간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주인공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강마에가 이미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여러 감정을 두루 거친 후 다듬어진 인격이라면, 조재희는 '자연인' 그 자체다. 강마에는 억지로 사람들을 밀어내는 반면, 조재희는 밀어내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강마에를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만큼 차갑지만, 조재희는 따뜻한 마음이 들 정도로 순수하다. 전자가 사랑을 되찾는 과정이라면, 후자는 깨닫는 과정을 그린 셈이다.
강마에는 말한다. 외로움 그까짓것 조금만 견디면 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부대끼고 희망을 가지게 되면, 또 실망하고 괴롭고 번거로워진다고. 강마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털어놓으면서 독백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의 삶과 가치관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장면으로, 그 마음에 깊은 공감을 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강마에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 자신이 행복해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주위에 구애됨이 없이 스스로 개척해나간다는 사실이다. 강마에가 지킬 수 있는 꼿꼿한 소신은 자신의 역량과 삶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가 세상사에 초연해질 수 있는 것은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주위에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느닷없이 백제의 '계백 장군'이 떠오른다.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좋은 드라마를 보았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오는 웃음들도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