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귀를 기울이면(Whisper of the heart), 콘도 요시후미
retriever
2007. 7. 8. 10:40

일본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이다. 감독은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로 지목되었던 콘도 요시후미로, 98년 과로로 추정되는 동맥 파열로 사망했다고 한다. 콘도 요시후미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미야자키는 콘도의 죽음으로 인해 계속 일선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해 몇몇 작품을 더 선보여 주었다.
오래전 작품이지만,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글쎄, 분명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세상과는 다른 느낌이 들며, 특히 하야오가 작품 속에 그리는 정치적인 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순수함(?)'이 묻어있다. 따라서, 순수한 '언어'와 '그림'의 미학만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오래전 작품임에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약간은 '유화풍'의 배경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몇군데 있어 좋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전형적인 고전애니(?), 코난이나 빨강머리 앤을 잇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분히 시각적 측면에서... 결과적으로, 어떤 신선함이 묻어나온다는 느낌이 없어서 크게 감흥을 느낄 수는 없었다.
어떤 작품을 접하는데 있어서도, '삐딱선'을 타면 곤란하지만, 그냥 약간은 서글픈 느낌이 드는게... 주인공인 두 남녀의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전하는 것이야 좋지만... 결국에 약간은 비약적이지만 어제 친구에게 말했던 것처럼 사람의 감정은 너무도 이기적이기 때문에, '감탄고토'의 교훈에 아주 충실하다. 내가 원하지 않는 다른 이의 사랑은 가슴이 아프고, 미안한 일이지만, 내 사랑 앞에 조금의 가치도 없다. 결국 이 작품도 '다른 이의 아픈 사랑' 보다 '내 사랑의 즐거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예, 전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말던가--;; 엇갈리는 마음에 가슴아파하는 이들은 왜 등장시켰을까나... 왠지 씁쓸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