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가을은 소통의 계절(?)

retriever 2008. 9. 13. 02:34

소통하기

촛불집회가 한창일때 나경원 한나라당 국회의원 미니홈피 메인에 '소.통.하.기'라는 말이 씌여 있었다. 그 당시 미니홈피를 방문한 어떤 사람이 그것을 비꼬면서  한 글자가 빠져 있다며, 혹시 '소.유.통.하.기'가 아니냐고 반문한 내용을 보고, 크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소통(疏通)이 소통(牛通)으로 둔갑하는 상황이라니, 그 기발함과 상황의 절묘함에 그저 탄성이 절로 나왔다. 당시 명박산성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진 컨테이너가 등장하기도 하면서 대통령과 국민과의 '소통(疎通)'이 단절된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정부도, 국민도 모두 '소통의 부재'에 대해서는 공통적인 목소리를 낸 셈이다.

그만큼 2008년 이슈의 단어에 바로 '소통'이라는 단어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사소통.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게 되지만,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도 되었고, 무언가를 끄적이고, 또 끄적여진 것을 읽기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이라고 여겨지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블로그를 통해서 나는 내 자신과의 '소통'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는 다소 정신적인 여유가 부족했고, 지난해 잠복해있던 고민거리들이 하나둘씩 슬금슬금 고개를 내보이곤 했다. 어떨때 보면, 누구나 성인이 되면서 한번쯤은 정리가 된다는 자아정체성의 문제를 놓고 하염없이 고민만 해대는 사춘기의 외톨이같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이름만큼은 거창하지만 별거 없다. 그저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 마음에 빗장을 치고 애써 공개하지 못했던 사소한 이야기들, 시간의 흐름에 막연히 몸을 맡기는 애매한 청춘의 애달픈 소회, 어느덧 마음 한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종종 한번씩 기지개를 켜는 삶에 대한 관조... 그런 것들이 '소통'의 화제다. 기쁜 것은 기쁘다고, 슬픈 것은 슬프다고, 또 이해가 안되면 안된다고,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그렇게 솔직한 모습을 대하는 것만큼 진정한 '소통'은 없다고 생각한다.


망가지는 면역체계(?)

갑자기 나이가 훌쩍 먹어버린 것도 아닌데, 요즘 나의 몸에서 자꾸만 이상신호를 보낸다. 20대가 끝나버렸다며 광분하던 친구들에 비해서 그저 담담하게 2008년을 맞이했던 나인데, 이런 큰 차이가 있었단 말인가. 으레 환절기때면 항상 그래왔었던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을의 문턱에서 감기가 찾아왔다. 그래서 자꾸만 요즘 '아린쥐 쥬스'를 먹고 싶은건가.    

뭐, 별다른 방도가 있을리가 없다. 게을리했던 운동에 좀더 신경쓰는 것으로, 주어진 운명 앞에 사소한 발버둥을 하는 수밖에. 일단은 좀더 지켜보자.


명랑히어로에 출연한 정한용 전 국회의원

97년 대선때 당시 탤런트였던가. 정한용님이 대통령후보 찬조연설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아버지께서 정한용님의 TV연설을 보시곤 말을 참 잘한다고 이야기하셨었다. 그 말이 계속 내 뇌리에 남아 항상 정한용님을 볼때면 '참 똑똑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었었다. 너무도 사소하게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때부터 '호감 아닌 호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뉴스기사를 보다가 우연히 정한용 전 국회의원이 명랑히어로라는 TV프로에 출연하셨다고 해서 명랑히어로를 시청했다. 평소에도 종종 여유가 되면 중간중간 보기도 했었던 프로지만, 이번처럼 맘잡고 본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대화의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재미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시사적인 문제들을 다루었다. 김국진이 메인MC로서, 시작을 이끌었다. 워싱턴 주립대학의 낸시 벨 박사의 연구를 예로 들며 썰렁한 유머가 상대의 공격적인 반응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를테면,

전주비빔밥보다 맛있는 비빔밥은? 이번주 비빔밥(너무도 좋아하는 김성주ㅋ)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의 새끼는? 낙타(늑대가 낙타 낳았다ㅋㅋ)

정한용님의 경우, 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 편이라고 전직 국회의원을 해서 그런지 국회의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으로 다소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국제중학교에 대한 소신만큼은 명쾌했다. 나의 경우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는 입장도 아니고, 하는 입장도 아니고, 또 학부모처럼 간적접으로 연관되어 있는 입장도 아닌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문제이긴 하지만, 국제중학교에 대해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정한용님께선 예전 아버지와 똑같은 말씀을 했다. 대학때 비로소 열심히 공부를 하는 미국의 교육시스템과 어렸을때 열심히 하고 대학에 가서는 놀기 시작하는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비교하면서, 초중고등학생들의 지나친 경쟁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공감하는 바다. 어렸을때는 자연을 벗삼아 즐겁게 뛰어놀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제대로 된, 현실적인 인성교육을 받으면서, 공부의 방향이 의무보다는 기호가 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의 국제중고의 신설은 아이들의 목소리는 없는 이 시대에,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교육열풍만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 같다. 또하나, 등록금 이야기를 듣고 보니, 부의 양극화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평등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네티즌의 말처럼, 국제중고의 신설을 그나마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면 한적한 지방에 만들어서 분산 효과를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경규가 김성주에게 했다는 말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계란이 있는데 니가 깨고 나오면 너는 병아리야, 근데 남이 위에서 깨주면 넌 계란프라이야. 니가 깨고 나오란 말이야ㅋ

박미선 : 프라이가 병아리 될 확률은 없나요?
이경규 : 없어없어!

역시 압권은 홍석천을 명랑히어로로 추천하는 김구라였는데,

홍석천씨가 2000년도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려가지고 많은 분들이 놀랬죠? 그러나 저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의 평소의 언행, 그런거 봤을때, 아 먼가 좀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