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지배하는 세상?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지난 3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주위에서 재테크 열풍이 불때도 애써 외면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지금 그 누구보다도 주식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열심히 주식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보 투자자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2년이 넘게 되면서 회사에서 어느정도의 자본을 대출받을 수 있었고, 그 돈을 마냥 저축해 놓는 것보다 경제 마인드도 기를겸 해서 주식에 처음 투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통이 크다기보다는 항상 '무념무상'의 마인드로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투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초보자의 운'을 강력하게 염원하며.. 마침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을 치고 거의 바닥을 칠때즘인 올초에 시장에 입성했기 때문에 그런 무모함이 큰 상처를 입진 않았다. 첫 투자에서 하루에 몇십만원을 잃고 놀래서 얼른 발을 뺀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첫 투자했던 종목은 여전히 나에게는 관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고, 현재 보유종목이기도 하다. 무얼까ㅋㅋ
머 아직은 큰 손실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참 재미가 있다. 얼마전 읽은 '선물'이라는 책에서처럼 가장 큰 행복은 순간에 '집중'할 수 있을때이다. 주식시장의 이런저런 동향과 외부 변수, 여러 기업들의 주가 변화와 투자자들의 움직임들을 볼때는 게임을 하는 것만큼이나 흥미롭게 집중을 할 수가 있다. 아직 큰 흐름도 모르고, 물타기가 주특기이고, 막연한 추측이 결정구인 나지만, 나만의 투자 노하우(?)로 경험도 길러가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은 이럴 때 쓰지 않나 싶다ㅋ
새로운 일을 맡아서...
회사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지 가끔씩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정말 노동력과 댓가를 정당하게 서로 주고받는 사이인지, 나의 발전이 곧 회사의 발전이라는 동반자적 관계에 해당할 수 있는지, 희생하는만큼 그에 따르는 추가 보상을 해주는 합리적인 이해타산을 바탕으로 맺어진 관계인지... 특히나 조직이 크고 둔한 기업일수록 조직 구성원의 그러한 내면 갈등은 잦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이러저러한 꿈과 목표가 조직이라는 큰 공동체 속에서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고, 때론 불필요한 조직 논리와 책임 전가로 열정과 꿈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창하게 나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라고 하지는 못할지언정, 회사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과 어느정도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는 있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찾아온다. 달리 말하면 준비하는 자만이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회사와 나와의 관계를 깊이 고민하는 대신 맡은 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더불어 지금의 일에서 최대한의 '배움'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 시간을 절약하고, 조직과 개인의 발전을 조율하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식견이 필요할 듯 싶다.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업무를 맡았고, 특정 관점에서 봤을때 보다 더 비중이 있는 일이다. 달리 말해 회사가 더 관심을 갖는 일이고,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일이다. 가끔 피곤한 일도 생기고, 지난 주말처럼 밤샘근무와 주말근무도 가끔 병행되겠지만, 그만큼 내 자신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과 웃음을 잃지 말자.
가끔 차분하고 합리적인 마인드를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오늘의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했을때 쉽게 흥분해버리는 모습이 있었다.
허니와 클로버
지난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 관점에 새 지평을 열어주었고, 여전히 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초속 5센티미터'를 꼽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처음 애니를 접했을때의 벅찬 마음과 그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나는 전보다 더 애니메이션에 집착(?)을 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는 없다. 나는 누군가의 손으로 우리가 사는 현실과 또 그 현실을 넘어선 꿈과 이상이 마음껏 그려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즐거운 마음이 든다. 종종 매우 현실적인 애니에도 관심을 많이 갖지만, 누군가에 의해 창조되는 또다른 세상... 그것은 새로운 경험이고, 잠시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과도 같은 감동을 준다. 그래서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되었고, 짧고 강렬한 느낌 때문에 시리즈물보다는 극장판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유명하고 호평을 받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거의 섭렵할 무렵,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난해 처음 접한 작품이 '노다메 칸타빌레'였다. 이미 일본 드라마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었고, 클래식이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유발했지만, 신선한 시작과는 달리 몇편을 보자 이내 지루함이 몰려왔다. 일본 특유의 유머 코드에서 어떻게 공감을 해야할지 낯설기만 했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 다시 시도한 작품은 '아이즈 퓨어'었고, 그 이후 '허니와 클로버'를 보았다. 아이즈 퓨어도 좋았지만, 허니와 클로버는 기대 이상, 그 이상이었다. 역시 드라마와 영화로 선보였던 작품이다. 작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1기 24편을 미친듯이 다 본 지금,,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또다른 감동으로 너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애니를 보는내내 즐거운 마음이 들었고,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악도 너무 좋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우러나오는 우정과 사랑이 마음속 깊이 전해졌다. 마코토 감독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의 바이올린 선율처럼,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이다.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의 감독이 '노다메 칸타빌레'의 카사이 켄이치 감독이라는 것이다. 노다메도 다시한번 즐겁게 볼 작정이다. 오랜만의 횡설수설로 그만 밤이 늦고 말았다. 아~ 피곤하지만, 내일도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좋은 예감으로, 굿 나잇~!